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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 야그(My job story)

[리서치센터장에 듣는다] IBK證 임진균 "내년 반도체·화학업종 유망"

입력 : 2013.12.16 09:41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내년 미국 경기는 좋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과 중국은 상대적으로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9%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거시경제 흐름은 상고하저(上高下低) 형태를 보이겠지만 주식시장은 1분기에 저점을 찍고 2분기에 반등할 가능성이 큽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국내 경기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경제 상황과 규제 강화 추세를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많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코스피 지수 예상범위도 1850~2250로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다만 이익이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반도체·화학·자동차 업종 대표주들의 경우 투자 수익을 노려볼만하다고 전했다.

-내년 국내 경기를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규제 때문에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많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다. 내수도 정부 계획만큼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GDP 성장률이 3%에 초중반을 기록했다가 하반기 2% 후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내수가 회복 되려면 실제 가처분 소득이 늘어야 하고 가계부채 문제가 해결되야 하는데 이게 하루 아침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 요즘 전세가격이 올라 반전세로 넘어 갔다가 융자를 받아 아예 집을 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분기별 지수 전망은
“미국 경기는 내년 상반기에 좋겠지만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영향 때문에 1분기가 저점이 될 것이다. 2분기를 고점으로 보는데 2분기에 고점을 찍고 3분기에 조정, 그리고 4분기는 2015년 전망 등이 반영돼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는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겠지만 주식시장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 이 때문에 경제 흐름이 상저하고라도 주식시장은 1분기가 저점이 됐다가 2분기에 반등하게 되는 것이다. 테이퍼링 시행 이후 2분기에도 경기지표가 좋다면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릴 것이고 이 때문에 2분기가 고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금리 인상 얘기도 나올 것이고 국내에서도 내년 하반기 쯤에 금리인상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3분기는 2분기에 비해 지수가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테이퍼링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 것으로 보나
“막상 양적완화(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해 돈을 푸는 것) 축소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반적인 경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국내 주식 시장에도 안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시행 될 때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중요하다. 최근 연준 인사의 발언처럼 찔러보듯이 조금 시행했다가 다시 원상복귀 할수도 있다. 다만 아세안 국가들 같은 신흥국에 비해서는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버냉키 쇼크(양적완화 축소 발언)가 발생했을 때도 우리나라는 아세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망은
“미국의 경우 경기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 같다. 부동산이 견인하는 상황에서 고용지표가 좋아지고 있다. 미국의 과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다.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막기 위해 돈을 풀었던 것으로 보면 된다. 유럽쪽은 회복이 된다고 보는데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겪은 국가들이 회복 되고 있지만 실물경기까지 완전히 살아나는 건 쉽지 않다.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 재정문제 등으로 공격적으로 돈을 풀기가 쉽지 않다. 회복은 되겠지만 속도 자체는 기대치 만큼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별 수급 전망은
“미국 경기가 좋더라도 중국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하면 심리적인 요인 등으로 수급이 꼬일 수 있다. 테이퍼링이 실시되더라도 외국인은 급격하기 빠지기 보다 상황에 따라 매수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기관과 개인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 자금도 개인들이 자금을 간접 투자한 형태이기 때문에 큰 흐름으로 보면 비슷하게 간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12월의 움직임을 보면 스몰캡(중소형주)들이 안좋은데 대형주는 외국인 수급에 따라 움직이지만 스몰캡 종목들은 정부 단속 강화나 양도차익 강화 부분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말에는 자산운용사 기금운용담당자들의 교체가 많은데 담당자가 바뀌면 매수 매도 포지션이 변경되며 중소형주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개인 수급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망 섹터는 어디인가
“이익이 증가하는 섹터가 좋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이익이 늘거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올라가야 하는데 밸류에이션이 높아진다는 것은 주식이 재평가(리레이팅) 되야 한다는 얘기다. 재평가 되려면 디스카운트 요인이 없어져야 하는 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익이 증가하는 섹터가 결국 주가도 좋을 전망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섹터가 대표적이다. 중국 이나 선진국 경기에 민감한 화학섹터나 자동차 업종도 괜찮을 것 같다.”

-추천종목을 꼽는다면
“반도체 섹터의 경우 삼성전자(005930) (1,400,000원▲ 10,000 0.72%),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기업들을 추천한다. 화학섹터의 경우 롯데케미칼이 좋을 것으로 보이고 자동차업종의 경우 현대차가 최선호주다.”

-내년 증시의 주요 이벤트는
“일단 테이퍼링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고,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도 중요한 사안이다. 두 번째는 중국 개혁이 얼마나 빨리 마무리 될 수 있는지 여부다. 월드컵 등 스포츠 행사가 있어 가전제품 업종엔 주요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개별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와 수소차의 가능성을 서서히 결정하는 시점이 다가오게 될 것 같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해 화두를 던져놨는데 수소차가 상용화 되면 더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조선경제I 박원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