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는 기업이익 느는 만큼 오를 전망
파이낸셜뉴스 201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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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간다면 연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구간에서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평균으로는 1~2% 남짓 오를 것이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약진이 돋보이는 가운데 한국 주식시장은 상반기 내내 디커플링으로 인한 부진에 시달렸다. 하반기 들어 버냉키 쇼크 이후 이머징 국가의 환율과 주식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을 때 상대적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뱅가드의 한국주식 대규모 순매도, 미국의 재정절벽(시퀘스터)과 정부폐쇄(셧다운), 버냉키 쇼크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및 외환시장 불안 등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웠지만 결국 코스피 상승률은 기업이익의 변동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기업의 순이익은 지난 3·4분기까지 10% 정도 줄었지만 4·4분기 전망치를 감안할 경우 소폭이나마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 반영되고 있다.
이것은 경제상황과 기업이익, 즉 펀더멘털이 주식시장의 기본적인 수준을 결정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이익이 늘거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밸류에이션)의 업그레이드, 즉 리레이팅(Re-rating)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일어나면 금상첨화겠지만 하나라도 충족된다면 주가는 오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2014년을 전망해 보자. 내년 한국 주식시장은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오를 전망이다. 올 한 해 동안 그랬듯이 내년에도 한국 주식시장의 리레이팅을 가져올 만한 특별한 재료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디커플링으로 인해 미국 등 선진국 주식시장과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벌어져 있어 이의 축소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이 다소 올라갈 수는 있겠으나 다른 부분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
한국 주식시장의 12개월 예상수익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수준(MSCI 기준)에 불과한 반면 미국과 일본은 15배 내외까지 높아져 연초보다 1~2배 더 벌어진 상태다. 다른 증시여건에 큰 변화가 없다면 밸류에이션 격차의 축소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한국 주식시장의 리레이팅을 의미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한국 주식시장의 리레이팅은 한국경제와 기업의 체질개선이 우선되고 환율 등 대외변수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국내 수급기반의 확립이 전제될 때 기대할 수 있다.
경제성장의 발목을 틀어 쥐고 있는 정치리스크, 가처분소득 둔화와 주거비용 급증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 잃을 대로 잃어버린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 등이 해결되어야 리레이팅을 통한 선진국과의 갭 축소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단기간에 해결되리라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내년에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일단 기업이익이 늘어나는 만큼만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코스피의 평균은 1960대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이익이 그다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5% 정도 상승한 2060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이익을 한데 모은 시장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 한국기업의 순이익은 20% 정도 늘어날 전망이나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증가율은 한자릿수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2014년에 투자유망종목을 골라내는 선구안은 이익이 많이 늘어날 기업을 골라내는 능력에서 나올 것이다.
기본적인 주가수준은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 수준이 결정하겠지만 주요 이벤트나 정치·경제적 이슈 등을 참고하는 투자전략을 구사한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좀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내년 1·4분기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와 부채한도 협상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조정이 예상돼 매수기회를 잡고 2·4분기에는 실물경제 지표가 비교적 양호하게 나오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 이익을 실현해 봄직하다. 하반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전약후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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