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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 야그(My job story)

애널리스트 되기 쉬워진다.....머니투데이

 

'억대연봉'의 대표 직업군으로 꼽히는 애널리스트 진입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종전에는 애널리스트가 되려면 금융투자분석사 시험에 합격하거나 증권사 등에서 관련 업무 경력을 쌓아야 했다. 앞으로는 일반 기업이나 민간연구소에서 3년 이상 관련 업무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애널리스트 되는 길이 열린다.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꽃'이라고 불린다. 취업 준비생 뿐 아니라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증권사 직원에게도 선망의 대상. 진입문턱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향후에는 애널리스트 공급이 늘어 자연스럽게 연봉 '거품'도 빠질 거란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까다로웠던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 등록 요건이 대폭 완화된다. 이를 위해 금투협은 지난달 26일 '금융투자전문인력과 자격시험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일반 기업에서 연구개발(R&D)이나 산업동향 분석업무에 3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면 10시간의 윤리·준법 교육 이수 후 곧바로 애널리스트로 등록할 수 있다. 단 외부감사 대상 주식회사에서 근무한 사람으로 한정된다.

종전엔 국내외 증권사에서 1년 이상 RA(보조업무) 경력을 반드시 쌓아야 했다. 하지만 IT(전기전자)·바이오·화학 등에서 다양한 신규 사업이 등장함에 해당 업종에 종사해 전문성이 뛰어난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아울러 정부나 일반 기업에서 출연한 연구기관에서 3년 이상 근무 한 경력자도 애널리스트로 직업을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삼성경제연구소나 LG경제연구소 등 민간 연구소의 연구원도 증권사로 전직이 가능해진 셈이다.

그동안에는 자본시장연구원과 금융연구원에서 2년간의 근무경력이 있어야 애널리스트로 등록할 수 있어, 경력이 인정되는 연구소가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신용평가회사(근무기간 3년이상), 펀드평가사(2년이상), 집합투자재산평가사(3년 이상) 경력자도 별도의 수습기간 없이 10시간의 윤리·준법 교육만 받으면 애널리스트 등록이 허용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해당 증권사에서 채용 직원에 대해 자체적으로 10시간 교육을 한 뒤 협회에서 등록절차를 밟기만 하면 된다"면서 "전문성 있는 인력들이 충원되면 애널리스트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권사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자체적으로 인력을 키울 여유가 없었던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까다로운 절차 없이 곧바로 영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스카웃 경쟁이 벌어지면서 대형 증권사로 유능한 애널리스트를 많이 뺏길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렇다고 자체적으로 RA를 키울 수 있는 여유도 없는 상태인데, 산업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인재를 바로 투입할 수 있느니 효율적"이라고 봤다.

일각에서는 '고연봉'의 대명사인 애널리스트의 급여 수준이 낮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애널리스트 초임 연봉은 6000만원~7000만원 수준이지만 일정 경력을 쌓게 되면 평균 1억원~2억원 수준의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리서치 센터장은 "솔직히 요즘처럼 주식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애널리스트의 연봉에 '거품'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애널리스트 진입 경로가 다양해지면 공급이 늘어나면서 차츰 연봉 수준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금투협에 등록된 애널리스트는 7월 31일 현재 1438명이다. 전년(1432명) 대비로는 소폭 늘었지만 2010년(1554명)에 비해서는 100명 넘게 줄었다.

 

심재현, 권화순 기자 |입력 : 2012.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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