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2년 새 3배 IT 융합·고령화로 산업 팽창

국내 바이오업계에 제2의 창업 바람이 불고 있다. 1세대 바이오 벤처기업에서 분할(스핀오프)되거나 다국적 제약사 출신 인재들의 창업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초기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가 확대되는 등 창업 기반이 다져지면서 2000년대 초 이후 주춤하던 바이오 창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3년 미만 바이오 스타트업에 연간 투자된 금액(2015년 기준)은 385억원으로 2013년(136억원) 대비 세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벤처캐피털(VC)의 국내 바이오 벤처 투자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투자액은 전년 전체 투자액보다 많은 3962억원이었다.
24일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3년 미만 바이오 스타트업에 연간 투자된 금액(2015년 기준)은 385억원으로 2013년(136억원) 대비 세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벤처캐피털(VC)의 국내 바이오 벤처 투자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투자액은 전년 전체 투자액보다 많은 3962억원이었다.
바이오 기업 마크로젠에서 분할된 3빌리언, 다국적 제약사 임원 출신이 창업한 오름테라퓨틱스, 대기업 연구원들이 세운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최근 1년 사이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예비 창업 열기도 뜨겁다. 한국바이오협회의 바이오창업스쿨에 참여한 예비 창업자의 40% 이상은 1년 내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부터 바이오 창업 육성책을 잇따라 내놨다. 정보기술(IT)과의 융합, 인구 고령화 등으로 바이오산업이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창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승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정부의 창업 지원책 등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김근희 기자 mwise@hankyung.com
조미현/김근희 기자 mwise@hankyung.com
전용펀드 등 정부 지원 늘고 벤처캐피털도 투자 확대
창업교실 열리면 문의 쇄도…대기업 출신 모여 창업도
연구개발과 회사 경영 분리…위험 줄일 수 있는 장치 시급
창업교실 열리면 문의 쇄도…대기업 출신 모여 창업도
연구개발과 회사 경영 분리…위험 줄일 수 있는 장치 시급
이 대표는 “새로운 치료제를 직접 개발하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며 “최근 정부와 민간에서 자금, 인프라 등 지원이 늘어나고 바이오산업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 3배 가까이 늘어
얼어붙었던 바이오 창업이 꿈틀대는 가장 큰 이유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바이오 스타트업은 실패 확률이 높아 초기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1~2년 사이 분위기가 달라졌다. 벤처캐피털(VC)의 바이오 투자 금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년 미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3배 가까이 확대됐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136억원에서 385억원으로 183% 급증했다. 전체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3%에서 12.3%로 늘어났다. 여기에 정부 정책도 한몫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등은 초기기업 전용펀드 신설, 연구개발(R&D) 지원 등 지원책을 내놨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해부터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열어온 바이오창업스쿨에도 사람이 몰리고 있다. 두 차례 열린 행사에 100여명이 참석했다. 반재복 한국바이오협회 창업유닛장은 “올해 4월께 바이오창업스쿨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며 “초기 바이오기업도 투자받을 길이 많아지면서 직장인 등의 창업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창업 형태도 나타나
2000년 전후 설립된 1세대 바이오 벤처기업은 주로 생명공학 분야 대학교수들이 주도했다. 마크로젠(서정선 서울대 의대 교수), 제넥신(성영철 포스텍 교수), 메디톡스(정현호 선문대 교수) 등은 학내 벤처로 시작해 코스닥에 상장한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창업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활발한 스핀오프(분할) 창업 바람이 바이오 분야로 옮겨붙었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3빌리언이 대표적이다. 온라인으로 희귀질환 유전자 분석을 해주는 이 회사는 유전자 진단 전문기업인 마크로젠에서 스핀오프됐다.
금창원 3빌리언 대표는 “희귀질환 진단의 시장 가능성을 높이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며 “벤처캐피털 등에서 추가 투자를 권유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늘어나면서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 벤처기업도 설립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 란드바이오사이언스 등은 외부에서 잠재력이 높은 후보 물질을 사들여 개발한 뒤 기술을 수출하는 전략을 펴는 벤처기업이다.
실패 부담 줄이는 장치 마련돼야
조미현/김근희 기자 mwise@hankyung.com
입력 2017-01-24 17:35:04 | 수정 2017-01-25 05:10:35 | 지면정보 2017-01-25 A8면
초기 펀드에 5억씩 출자
바이오 투자 선순환 기대
바이오 투자 선순환 기대
서정선 회장(왼쪽), 김완주 회장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성공한 창업자들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엔젤투자자로 나섰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창업 열기를 북돋우고 있는 1세대 벤처기업가들이 주축이 된 엔젤투자가 바이오산업에도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과 김완주 씨트리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간이 조성한 초기 바이오기업 육성 펀드에 5억원씩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산업부가 100억원, LSK인베스트먼트 등 민간 투자기관이 185억원을 출자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과 김완주 씨트리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간이 조성한 초기 바이오기업 육성 펀드에 5억원씩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산업부가 100억원, LSK인베스트먼트 등 민간 투자기관이 185억원을 출자했다.
2000년 전후에 바이오 벤처기업을 세운 1세대 창업자들이 다음 세대 바이오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 자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에서는 IT산업과 달리 엔젤투자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619명(2011년 기준)의 엔젤투자자가 39개 바이오기업에 투자했다. 투자 규모도 296억원에 그쳤다. 미국은 한 해에만 6만7000개 바이오 벤처기업에 229억달러(약 25조6000억원)의 엔젤투자(2012년 기준)가 이뤄졌다. 바이오 신약의 연구개발(R&D)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성공 확률도 낮아 초기 바이오 벤처에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IT산업과 달리 국내 바이오업계에는 큰 성공을 거둔 창업자가 많지 않은 것도 요인으로 꼽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싹을 틔우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1세대 바이오 벤처기업가들의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신약개발·헬스케어 등 인력수요 늘어 '취업대박'
장학금 지원도 확대
장학금 지원도 확대

국내 대학들이 잇따라 바이오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가 미래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데다 국내 바이오산업이 성장하면서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건국대는 올초 바이오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학과로 구성된 KU융합과학기술원을 신설하고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KU융합과학기술원에는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의생명공학과 등 4개의 바이오 학과가 포함돼 있다.
이화여대는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인천대는 바이오경영계약학과,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바이오제약공학과를 신설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이 커지면서 관련 학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교육부의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사업에 맞춰 신약 개발, 헬스케어 등 산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의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는 올초 바이오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학과로 구성된 KU융합과학기술원을 신설하고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KU융합과학기술원에는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의생명공학과 등 4개의 바이오 학과가 포함돼 있다.
이화여대는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인천대는 바이오경영계약학과,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바이오제약공학과를 신설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이 커지면서 관련 학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교육부의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사업에 맞춰 신약 개발, 헬스케어 등 산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의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대학은 바이오 학과에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장학금 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바이오생명공학과와 바이오식품공학과를 설립한 성신여대는 2017학년도 입시에서 정원 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전원에게 4년간 수업료의 절반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바이오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이 우수 인재를 입도선매(立稻先買)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충남 논산의 한국폴리텍대 바이오캠퍼스와 취업 연계 협약을 맺고 산업 현장에 필요한 바이오 인력을 직접 키우고 있다. 이들 기업이 학생을 선발해 산업 현장에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 뒤 채용하는 방식이다.
바이오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이 우수 인재를 입도선매(立稻先買)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충남 논산의 한국폴리텍대 바이오캠퍼스와 취업 연계 협약을 맺고 산업 현장에 필요한 바이오 인력을 직접 키우고 있다. 이들 기업이 학생을 선발해 산업 현장에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 뒤 채용하는 방식이다.
한국폴리텍대 바이오캠퍼스는 지난해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도도 도입했다. 바이오 전공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바이오 기업에서 실습해 현장 경험을 쌓은 뒤 취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 제도로 한국폴리텍대 바이오캠퍼스는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15명, 한미약품에 2명, 바이넥스에 3명이 입사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폴리텍대 바이오캠퍼스의 취업률은 2015년 2월 기준 91.7%다. 취업자의 17%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9%는 동아디엠바이오에 입사했다. 셀트리온에서는 폴리텍대 출신 100여명이 일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데다 성장 속도도 빨라 인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한국폴리텍대 바이오캠퍼스의 취업률은 2015년 2월 기준 91.7%다. 취업자의 17%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9%는 동아디엠바이오에 입사했다. 셀트리온에서는 폴리텍대 출신 100여명이 일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데다 성장 속도도 빨라 인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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