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
전 서울대 병원장 한만청(79) 박사가 생존율 5%의 말기 암을 극복하고 이후 14년 동안 건강을 유지하며 왕성하게 사회 및 학술활동을 해 온 비결이자 국내 암 환자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다. 한 박사는 예순 나이를 훌쩍 넘긴 1998년, 간에서 발견된 암 덩이를 잘라낸 후 두 달 만에 그 암이 폐로 전이돼 생존율 5% 미만이라는 말기 폐암까지 이겨낸 암 전문가이다. 그는 ‘완치됐다’는 의료진의 판정을 받은 후에도 간과 방광에 각각 또다시 나타난 암을 자신만의 생활습과 식이요법, 적절한 항암 치료를 통해 ‘기적적으로’ 물리친 ‘암 생존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암 극복기는 감동 그 자체일 뿐 아니라 ‘암 치료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박사는 암 치료에 있어 ‘친구론’을 주장한다. 암은 벗어나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깊게 빠져드는 늪과 같아서 오히려 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친구로 삼아 잘 달래서 돌려보내겠다는 마음을 가질 때 암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박사가 최근 새로 펴낸 책,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센추리원) 개정판에서 국내 암 환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암과 친구가 되는 5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1. 사귀기 전에 충분히 알자
암이 지독하고 끈질긴 놈이란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암은 그야말로 고약한 친구다. 그런 만큼 어떤 식으로 사람을 괴롭히는지, 어떻게 달래면 성질이 가라앉는지, 친구로 끼고 살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를 환자 본인이 먼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비슷한 종류의 암이라고 해도 찾아오는 양상은 사람마다 달라서 어설픈 정보를 가지고 남들 하는 대로 따라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가급적 암 전문가가 쓴 의학서적을 읽고, 이를 주치의와 대화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나를 알 때마다 암이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카더라’ 식의 정보에는 차라리 귀를 막자.
2. 수치에 일희일비하지 마라
현대의학은 어떤 상황이든 수치화하고, 규격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수치에 따라 나누고 분석하고 거기에 따른 대응책을 합당하게 마련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서류상 또는 검사상 수치가 환자들의 마음을 크게 좌지우지한다는 점이다. 엊그제는 정상이었는데, 며칠 있다가 다시 해보니 수치가 정상 범주를 벗어났다고 할 때 수치 자체에만 매달려 흥분하는 환자들이 많다. 나아가 단지 흥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뭐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어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말도 안 되는 비방(?)에 손을 대기도 한다.
실험은 사람을 속인다. 수치라는 것도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여기에 흔들리면 우왕좌왕하게 되고 체력만 낭비한다. 암이란 놈은 상황에 따라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걸 좋아한다. 함께 지내려면 무엇보다도 든든한 체력이 있어야 한다. 심신을 헛되이 소모하지 말자.
3. 잔수로 사귀지 마라
암과 지내는 것은 마라톤 레이스와 같다. 마라톤에는 지름길이라는 게 없다. 요행이라는 것도 통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달려야 할 뿐이다. 암을 친구처럼 끼고 살아야 하는 생활이 꼭 그렇다.
암 치료법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단번에 어떻게 해보려는 요령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잔수(잔머리)로 암을 대해선 안 된다. 그런 잔머리에 걸려들 만큼 암은 어수룩하지 않다. 암과의 싸움에선 있는 힘을 다해 한 걸음씩 정도(正道)를 걷는 자세가 필요하다.
4. 거리를 두고 차분히 사귀라
암이 위협적으로 다가오더라도 마음의 여유를 갖자. 자신을 먼저 다진 후 암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암이 끈질기게 자신을 괴롭힐수록, 때론 위협적으로 덤빈다고 하더라도 ‘오냐. 네가 그렇게 나오는구나. 좋다. 그러나 나는 우선 나를 다진 후 너를 대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암은 내 약점을 이용하기 때문에 함부로 덤벼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마음이 조급해질수록 이 한마디를 기억하자. ‘급할수록 돌아가라.’
5. 언젠가 돌려보낼 친구라고 여겨라
사람들이 암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암과 더불어 죽음이란 단어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암과 더불어 죽음이란 단어를 떠올리지 마라. 암은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이지만 언젠가 되돌아갈 친구다. 그 이후를 생각해야 암도 ‘아, 이놈은 내가 오래 붙어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고 판단해 물러갈 준비를 한다. ‘벌써 내가 떠난 후의 삶도 생각하고 있구나’ 하면서 말이다.
암이라는 고약한 친구를 끼고 살다가 마지막에 손 털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라는 희망을 잃지 말자.
국민일보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암 완치 이후 10년, 나는 이렇게 건강을 지켰다.’...경향신문
한만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암 수술을 받은 이후 지난 10여년 동안 아주 열심히, 건강한 삶을 살았고, 현재도 그렇다. 팔순을 바라보지만 친구 만나기, 강연과 학회 활동 등으로 여전히 분주하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하루에 혈압약 1정 외에는 어떤 건강식품, 영양제도 먹지 않는다”며 “대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움직이고 잘 지내는 것’이 보약보다 낫다”고 말했다.
■ 아침 스트레칭으로 하루 시작
한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45~50분 정도 스트레칭을 매일 한다. 우선 누운 자세에서 주먹을 폈다 쥐었다 하는 ‘잼잼’, 발만 직각으로 구부렸다 펴는 것, 항문을 조였다 푸는 것, 회음부 마사지를 100번씩 한다. 이어 손을 올리고 숨을 마음껏 들이마시고 버텼다가 손 내리면서 숨뱉기, 무릎 모아 위아래로 뒹굴며 숫자 열까지 세기를 10번씩 한다. 그리고 자전거 타기 50번, 발바닥 치기 50번, 등과 배만 올리기 20번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일어나 선 자세로 등을 굽히고 팔을 뻗는 동작 스트레칭 50번, 한쪽 팔을 반대로 끼고 돌리는 스트레칭 좌우 각 10번, 무릎 굽히기 운동 50번으로 마무리한다.
■ 신선한 재료로 아침상 준비
한 교수는 식생활에서 3가지 원칙을 지킨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일명 ‘북청물장수 밥상’이다. 과거 북청물장수가 ‘자신이 깔끔하게 차린 밥상을 깨끗하게 다 먹는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첫째 신선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둘째 인스턴트 음식은 (거의) 먹지 않는다, 셋째 짜게 먹지 않는다이다. 아침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북청물장수식 식사법을 따른다.
“매일 아침 제철 식품을 위주로, 신선한 재료를 조리해 남김없이 다 먹습니다. 밥과 국은 기본이고, 영양의 균형을 위해 드레싱하지 않은 생야채와 계란 하나, 우유 한 잔을 곁들입니다. 점심이나 저녁은 경우에 따라 남들이 먹는 것같이 먹지만 아침만큼은 내 맘대로 메뉴를 짜는 것이죠.”
그의 아침 식단 하나를 소개한다. 배추, 당근, 토마토, 사과, 은행 등 과일과 채소를 이용한 생샐러드를 한 접시 먹는데, 절대 드레싱을 하지 않는다. 그래야 신선한 상태의 채소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달걀은 싸고, 구하기 쉽고, 신선하고, 무엇보다 생명을 탄생시키는 영양분을 갖고 있어 꼭 하나를 삶아서 먹는다. 우유 한 잔에 고구마나 떡을 약간 곁들이기도 한다. 떡이나 빵도 버터나 잼 등을 첨가하지 않고 민짜를 먹는다.
“민짜를 먹어야 신선한지 아닌지 알 수 있고, 식품 본래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요.”
■ 좋아하는 운동, 친구와 즐겁게
한 교수는 정교수가 되고서 시작한 골프를 일주일에 2회 정도 꼭 친다. 정교수 전에는 안 친다고 결심해서 늦게 배웠지만 요즘 실력이 점점 늘고 있다. “드라이버가 200~220m 정도이고, 풀 스윙 안하기 때문에 숨은 실력이 계속 나오는 것 같아요. 골프도 친구처럼 해야지, 이기려고 스트레스 받으며 아등바등하지 마세요.”
또 일주일에 친구와 2번 점심, 관여하는 곳 자문, 드물게 강연을 하고 남는 시간은 독서를 하며 보낸다. 그는 자칭 ‘활자 애호가’다. 독서량이 대단하다. 일간지 3개, 월간잡지 3개(일본 1개 포함), 미국·일본·유럽에서 오는 학술잡지 4개, 동창회보 3개, 신간 서적 한 달에 3~4권 등을 보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모르는 조어나 신조어는 꼭 메모하고 외워둔다. 친구나 후배, 제자들에게 질문으로 써먹기 위해서다. 바둑TV도 즐겨보고 신문은 1면부터 끝까지 세세히 읽는다. 이 밖에 <인수대비> <뿌리깊은 나무> 등 드라마 (녹화해서) 보기, 인터넷 접속 등도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하루가 금세 간다.
“주간지 타임을 45년째 보고 있는데, 모르는 단어는 그냥 지나치기 때문에 사전이 필요없습니다. 잠이 오게 하는 용도로도 활용하죠. 학술지는 명예회원이라 무료로 옵니다. 돈 내라고 하면 안 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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