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 야그(My job story)

[마켓 레이더] 주주가치 좋은 기업이 리레이팅 선도한다

JinGuy 2010. 12. 23. 08:02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0&no=711874

 

(2010.12.22 )   

주가는 경기나 기업 이익의 그림자다. 그림자가 주인을 앞서거나 뒤서기도 하고 때로는 좀 길게 늘어지기도 하지만 주인에게선 절대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같은 곳을 향하게 된다.

전체 시장이나 개별 기업 주가는 가치(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많은 투자자들은 가치투자를 가장 효과적인 투자 기법 중 하나로 믿고 있다.

내년에는 이익 모멘텀보다 리레이팅(주가 재평가) 작업에 따라 주가가 차별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독한 금융위기 이후 올해까지 턴어라운드를 거친 경제가 내년에 정상 궤도에 복귀하면 기업 이익 증가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이다. 그만큼 당장 이익이 급증하는 성장주를 찾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좋은 투자 대안은 리레이팅 장세를 견인할 가치주를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 한국 주식시장 리레이팅을 선도할 가치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주주 가치라는 측면에서 유망 종목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이 이익 정상화나 정부 지분의 청산 등에 힘입어 배당을 늘리거나 재개한다고 밝히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런 고배당 기업들이 최근 미국 증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선 지난 9월 초에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1.7배까지 낮아졌다가 최근 13배 수준까지 꽤 높아졌다. 그 원동력으로 두 차례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저금리 기조와 경기 회복을 먼저 떠올릴 수 있으나 정부가 기업에 투입한 구제금융을 돌려받기 시작함에 따라 주주 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한다.

2000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과 배당 성향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주주 가치가 높은 기업을 선호한다. 이런 기업들은 과도한 투자 없이도 꾸준히 이익을 내고 배당도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K증권이 분석 대상으로 삼는 국내 주요 제조업체 106개사를 대상으로 살펴보면 대체로 2006~2009년 대규모 투자기를 거쳐 올해부터 본격 이익 회수기에 접어들었다. 그 결과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2006년 11.2%에서 내년 6.4% 선까지 대폭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부담 완화는 이익 안정성을 높여준다.

또 잉여현금을 배당 재원으로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어 두 가지 리레이팅 조건을 동시에 충족한다.

결론적으로 내년엔 대규모 투자를 이미 완료해 추가 투자 없이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이 유망해 보인다. 현금 흐름이 좋아지고 레버리지가 급격히 낮아져 주주를 위해 더 많은 돈을 풀 기업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기아자동차 오리온 KCC 대한유화 모두투어 등이 대표적이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