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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증시는 빛좋은 개살구…개인들 돈 없어 투자 못해“

JinGuy 2013. 11. 1. 09:17

 

"지금 증시는 빛좋은 개살구…개인들 돈 없어 투자 못해“ ...매일경제 2013/10/31

"지금 증시는 `빛좋은 개살구`라고 말할 수 있어요. 개인 투자자들은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고 기관 투자가는 펀드 환매로 오르는 걸 보면서도 살 수가 없어요. 결국 현 상승장에서 돈을 버는 주체는 외국인밖에 없습니다." 임진균(49·사진) IBK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의 일성이다. 코스피가 3년간 머물던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등 대세 상승장에 진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허울만 좋다는 지적이다. 임 센터장은 개인, 그리고 개인의 투자금을 등에 업은 기관은 이미 증시 주도 세력에서 탈락했으며 외국인의 주도 하에 코스피가 상승세를 지속해 내년에는 23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외국인, 살만한 물량이 있기 때문에 사는 것" 임진균 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계속 매수에 나서는 이유가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밝혔다. 살 물량이 있기 때문에 산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우량 기업들이 우수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란 것은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2008년 외환 위기 이후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외화보유고 증가 등 한국 경제의 견조함도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에서 봤을 때 다른 아시아 신흥국보다 매력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임진균 센터장은 "현재 증시 수급 동향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에 따른 코스피 상승이라는 부담 없이도 계속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며 "기관 투자가가 계속 팔아주니까 증시 지수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지분율을 계속 늘릴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기관 투자가의 환매가 없었다면 이미 코스피는 2200까지 올랐을 것이라는 말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은 또 있다. 이 역시 기관 투자가다. 나중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때 기관 투자가가 받아줄 것이라는 믿음 또한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같은 내용을 최근 지적한 바 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1992년 증시 문호 개방 이후 외국인들은 항상 고점에서는 점유율을 줄여왔으며 저점에서는 높여왔다. 그러나 국내 기관, 개인 투자자들은 반대의 패턴을 보임으로써 외국인들의 매물을 받고 매수 주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꼬박꼬박 수행해왔다. 현재도 기관 투자가, 특히 투신권은 40거래일 가까이 매도함으로써 외국인이 살 물량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매수가 멈출 경우 조정장이 찾아올 수 있다는 의문이 생긴다. 임 센터장은 이같은 질문에 조정보다는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전체 수급이 악화되는 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기관들의 환매가 주춤거리는 양상이 나타나 결국 변동성은 높아지겠지만 증시 자체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현대차는 기본으로 담고 가라" 외국인 주도 증시는 업종별 수익률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증시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업종으로는 조선, 화학 등 경기 민감 업종을 들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은 이달 들어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LG화학도 지난 6월 최저가를 찍은 이후 연고점에 바싹 근접한 상태다.
그러나 임진균 센터장은 이 업종들에 대한 섣부른 추격 매수를 경계했다. 소재산업주, 조선 등은 투자 매력이 있지만 철강은 아직 지켜봐야 하며 화학 업종도 저점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특히 외국인이 주도하는 증시이기 때문에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그는 밝혔다. 임 센터장은 이럴 때일수록 안정성에 무게를 둔 전략을 세우기를 추천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반드시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 센터장은 "다른 걸 떠나서 삼성전자, 현대차는 기본적으로 담고 간 상태여야 한다"며 "현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나 실적 등을 고려할 때 두 종목을 빼고 포트폴리오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얘기"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배당 투자도 고려할 것을 권했다. 임 센터장은 "9, 10월에 사서 11, 12월에 파는 것이 배당투자의 일반적인 패턴"이라며 "안정적, 장기 투자하려면 지금은 배당 되는 주식을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증시도 양극화, 가급적 간접 투자해라" 임 센터장은 앞으로 증시가 과거 패턴을 따라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저인플레이션에 진입했으며 이로 인해 투자도 양극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박스권을 이탈할 정도로 상승 추세가 강하다면 개인 투자자들이 진입할 만도 한데 현 증시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세 대란 등으로 개인들이 증시에 투자할 만한 자금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증시를 지지해왔던 세 축 중의 하나인 개인 투자자들이 쪼그라듦에 따라 기관도 영향력이 감소하고 그 결과 이른바 `큰 손`인 외국인만이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섣불리 종목, 업종별 추격 매수에 나섰다간 큰손들의 흔들기 전략 만으로 손실을 보기 딱 좋게 된다. 임 센터장은 "가장 교과서적인 얘기를 하자면 주식은 단순히 사고 파는게 아닌, 쌀 때 사서 제값될 때 파는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 투자를 권하며 펀드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환매에 나설만한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개인 자본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장수와 자식"이라며 "저금리 시대에 이같은 위험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최적의 투자처는 주식으로 장기투자하면서 적절한 기대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김용영 기자 / 김잔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