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양종곤 윤동 장도민 한수연 기자] 현재 증권업계 리서치 센터에 몸담고 있는 증권맨들은 하나같이 스승과 제자간 끈끈한 유대관계가 약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 임진균 IBK투자증권 센터장 "유대감이 약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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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첫 스승은 전병서 중국경제 연구소장이었다. 그는 증권업계 1세대 애널리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임 센터장은 "당시 대우경제연구소에 입사면서 처음으로 리서치의 길을 알려줬다"며 "1세대 애널리스트로 부를 수 있는 그분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기억에 남는 스승을 묻는 질문에 옛 학창시절 은사가 떠오른다고 답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다. 한학을 공부한 특이한 이력의 선생님으로 기억되는데 '훈장 선생님과 현재 선생님의 이미지가 결합된 독특한 분이었다"라고 회고했다.
현재 리서치 업계 문화에 대해서는 참 스승이 필요하다는 점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스승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져가고 있다. 과거에는 물질적 보상보다 사람을 중요시했는 데 이를 일종에 심리적 보상요인으로 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한 회사에 2년도 채 근속하지 않는 애널리스트들이 늘고 있다. 물론 애널리스트에게 실력은 기본이지만 이러한 문화가 자리잡을 경우 신뢰를 바탕으로 일해야되는 직업 특성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다보니 과거에 비해 직업윤리나 선배와 스승에 대한 예의, 공경심이 많이 미약해진 것 같다"라고 씁쓸해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팀장 "'1등 애널'보다 중요한 건 투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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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에서 애널리스트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자신만의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이정호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글로벌투자관리본부장을 첫 스승으로 꼽았다.
김 팀장은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내 직속상관은 이정호 선생이었다"며 "그는 시장에 대해 타협하지말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보여줘야한다고 늘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투자자들의 평가가 중요하다는 점도 항상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 점에 있어서는 당시 미래에셋증권 황상윤 부장을 고마워했다. "황상윤 부장은 언론사 주최 포럼에서 1등하는 애널보다 투자자들이 인정하는 애널리스트가 되어야한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현재 리서치 문화에 대해서는 잦은 이직으로 깨지는 '유대감'을 걱정했다. 그는 "제자가 상사에게 배워 더 높은 연봉을 받아야겠다가 아니라 서로간에 공감하는 유대감을 키워야하고 거기에서 시장지향점을 이끌어낸다면 금상첨화다"라며 "특히 이 '메마른' 증시환경에서는 이 부분이 훨씬 중요하고 처음에는 사제관계에서 결국 투자세계 동반자로 만들어진다"고 충고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팀장 "13년간 딱 한 번 화를 내셨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을 현재로 이끈 두 분의 스승은 두 분이었다. 현재 현대자산운용에 근무하고 있는 변희구 이사와 서보윤 前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이다.
조 팀장은 "첫 스승을 떠올리면 변희구 선생이 생각난다"며 "내가 왜 리서치를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려주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스승의 날이 되면 떠오르는 분은 서보윤 前 센터장이다. 그 분에게는 인격을 배웠다고 그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현재 공직에 계신 서보윤 선생은 참 기억에 남는 스승이었다"며 "그 분과 13년간 같이 일하면서 공식적으로 화를 낸 것은 딱 한 번 본 것 같다. 인정이 많으시고 인격적으로도 흠잡을 곳이 없다"라고 그를 떠올렸다.
현재 증권사의 이직 문화에 대해서는 과거와 달리 현재 상황에 맞게 스승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사실 오늘 날에 와서 스승의 의미는 수많은 인간관계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며 "스승의 날은 증권가란 각박한 인관관계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정을 생각하는 특별한 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